진동 다짐을 하지 않으면 — 벌집이 생기는 이유와 시방서가 정한 방법
거푸집을 떼어냈는데 벽면 아래쪽이 자갈투성이입니다. 굵은 골재만 드러나 있고 그 사이가 뻥 뚫려 있습니다. 심하면 손가락이 들어갑니다.
이것을 벌집 또는 곰보라고 부릅니다. 콘크리트가 부족해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다지지 않아서 생긴 것입니다.
※ 원리 설명을 위한 개념도이며 실제 축척과 다릅니다 (공무연구소)
1. 갓 부은 콘크리트 안에는 공기가 갇혀 있다
레미콘이 거푸집에 부어지는 순간, 콘크리트는 밀실한 상태가 아닙니다. 굵은 골재들이 서로 걸치면서 그 사이사이에 공기가 갇힙니다. 좁은 통에 자갈을 부으면 자갈끼리 걸려 빈 공간이 남는 것과 같습니다.
이 공기를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될까요. 그 자리 그대로 굳습니다. 갇힌 공기는 저절로 빠져나오지 않습니다. 콘크리트가 굳는 순간 그 공기는 영구적인 구멍이 됩니다.
앞 글에서 물이 많으면 공극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다짐 부족도 결과는 같습니다. 물이 많아도, 다지지 않아도, 남는 것은 공극입니다.
2. 진동기가 실제로 하는 일
진동기를 꽂으면 콘크리트가 일시적으로 묽어집니다. 골재끼리 걸려 있던 마찰이 풀리면서 콘크리트가 액체처럼 흐를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때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가벼운 공기는 위로 떠오르고, 콘크리트는 아래와 옆으로 흘러 빈 곳을 채웁니다. 철근 뒤쪽, 거푸집 모서리처럼 그냥 부어서는 절대 안 채워지는 곳이 이때 채워집니다.
표준시방서는 이 목적을 이렇게 적습니다. "콘크리트는 타설 직후 바로 충분히 다져서 콘크리트가 철근 및 매설물 등의 주위와 거푸집의 구석구석까지 잘 채워져 밀실한 콘크리트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3. 벌집이 위험한 진짜 이유
벌집을 보면 대부분 "보기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미관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① 강도 — 그 부분은 단면이 비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설계에서 가정한 단면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② 철근 부착 — 철근이 힘을 전달하려면 콘크리트가 철근을 물고 있어야 합니다. 철근 주변이 비어 있으면 그 구간에서 부착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철근을 아무리 잘 배근해도 소용없습니다.
③ 피복 결손 — 벌집은 대개 거푸집면에 생깁니다. 즉 피복이 있어야 할 자리가 뚫린 것입니다. 외부 물질이 철근까지 곧장 도달하는 지름길이 생깁니다. 부식 시계가 처음부터 0에서 시작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벌집은 표면을 모르타르로 덮는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안쪽이 비어 있는지가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4. 시방서가 정한 다짐 방법
국가건설기준 KCS 14 20 10(일반콘크리트)는 내부진동기 사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어겨지는 항목들입니다.
① 하층에 0.1m 찔러 넣기 — 2층 이상으로 나눠 칠 때, 진동기를 하층 콘크리트 속으로 0.1m 정도 넣어야 합니다. 위층만 다지면 두 층이 따로 놉니다. 층 경계가 약한 면으로 남습니다.
② 연직으로, 간격 0.5m 이하 — 진동기는 수직으로 꽂아야 하고, 삽입간격은 0.5m 이하입니다. 넓은 면을 빨리 끝내려고 간격을 벌리면 그 사이가 안 다져집니다.
③ 진동시간은 "초"가 아니라 "현상" — 이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시방서는 1개소당 진동 시간을 "시멘트풀이 표면 상부로 약간 부상하기까지"로 정합니다. 몇 초라고 정하지 않았습니다. 표면을 보고 판단하라는 뜻입니다.
④ 천천히 빼기 — 급하게 뽑으면 진동기가 있던 자리에 구멍이 그대로 남습니다. 천천히 빼내 콘크리트가 그 자리를 메우게 해야 합니다.
⑤ 옆으로 밀지 말 것 — 시방서는 진동기를 "콘크리트를 횡방향으로 이동시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진동기로 콘크리트를 밀어 펴는 장면은 현장에서 흔한데, 규정 위반이자 재료분리의 원인입니다. 골재는 뒤에 남고 모르타르만 흘러갑니다.
5. 다짐만의 문제가 아니다 — 함께 걸리는 조건
같은 시방서에 벌집과 직결되는 조항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자유낙하 높이 1.5m 이하 — 배출구에서 타설면까지의 높이는 1.5m 이하를 원칙으로 합니다. 높은 데서 떨어뜨리면 떨어지는 도중에 이미 재료가 분리됩니다. 다지기 전에 이미 진 상태입니다.
1층 높이는 다짐능력을 고려해 — 시방서는 타설 1층 높이를 "다짐능력을 고려하여 결정"하라고 합니다. 진동기가 닿는 깊이보다 두껍게 부으면 아래쪽은 손대지 못합니다.
블리딩수는 제거하되 홈을 파지 말 것 — 표면에 고인 물은 제거하고 타설해야 하며, 물을 빼려고 콘크리트 표면에 홈을 만들어 흐르게 해서는 안 됩니다.
6. 과다 다짐도 해롭다
"오래 흔들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대입니다. 진동을 지나치게 오래 주면 무거운 골재는 가라앉고 가벼운 모르타르와 물은 올라옵니다. 재료분리입니다. 표면에 물이 뜨고 아래는 골재만 남습니다.
부족과 과다 사이의 판단 기준이 바로 ③항입니다. 시멘트풀이 표면에 약간 떠오르면 그 지점이 끝입니다. 그 이상은 손해입니다.
7. 현장에서 보는 법
타설 중이 유일한 기회입니다. 진동기가 수직으로 들어가는지, 한 자리에서 표면에 시멘트풀이 뜰 때까지 유지하는지, 간격을 벌리며 건너뛰지 않는지 봅니다. 진동기로 콘크리트를 밀고 있으면 즉시 지적해야 합니다.
특히 철근이 밀집한 부위(기둥·보 접합부, 이음부), 거푸집 모서리, 매설물 주변은 콘크리트가 잘 안 들어가는 곳입니다. 여기를 별도로 확인하십시오.
탈형 후에 벌집이 발견되면 임의로 덮지 말고 범위와 깊이를 확인해 보수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깊이가 철근에 닿는 정도라면 구조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며, 책임기술자와 협의할 문제입니다. 표면만 미장해 가리는 것은 문제를 감추는 것입니다.
8. 체크리스트
진동기를 연직으로 삽입하는가. 삽입간격이 0.5m 이하인가. 2층 이상 타설 시 하층에 0.1m 관입하는가. 1개소 진동을 시멘트풀이 뜰 때까지 유지하는가. 진동기를 천천히 빼는가. 진동기로 콘크리트를 옆으로 밀고 있지 않은가. 자유낙하 높이가 1.5m 이하인가. 1층 타설 높이가 진동기 다짐능력 범위인가. 철근 밀집부·모서리·매설물 주변을 별도로 다지는가. 블리딩수를 제거했고 홈을 파지 않았는가.
다음 글에서는 겨울에 콘크리트가 얼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다루겠습니다. 굳기 전에 어는 것과 굳은 뒤에 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관련 글 → 비 오는 날 콘크리트 · 피복두께가 10mm 부족하면 · 콘크리트 타설계획서 작성법
[참고 기준]
- KCS 14 20 10 일반콘크리트(2024.12.30 개정) 3.3.3 다지기: 내부진동기 사용 원칙(얇은 벽 등은 거푸집 진동기), 타설 직후 즉시 충분한 다짐으로 철근·매설물 주위 및 거푸집 구석구석 밀실 충전, 하층 콘크리트에 0.1m 관입, 연직 삽입·삽입간격 0.5m 이하, 1개소 진동시간은 시멘트풀이 표면 상부로 약간 부상하기까지, 천천히 빼내 구멍이 남지 않게, 횡방향 이동 목적 사용 금지, 진동기 형식·크기·대수는 부재 단면·시간당 최대 타설량·굵은 골재 최대치수·배합·슬럼프 등을 고려해 선정, 재진동은 초결 전 실시.
- 같은 기준 3.3.2 타설: 배출구와 타설면까지 높이 1.5m 이하 원칙, 타설 1층 높이는 다짐능력을 고려하여 결정, 블리딩수 제거(표면에 홈을 만들어 흐르게 하는 것 금지), 2층 이상 타설 시 하층이 굳기 시작하기 전에 상층 타설.
원문 바로가기: KCS 14 20 10 일반콘크리트 원문(국가건설기준센터) · 건설기술진흥법 원문 확인
※ 확인일 2026.07.29. 위 수치는 표준시방서의 표준적 방법이며, 현장별 설계도서·특기시방서가 다르게 정한 경우 그것을 우선합니다. 발생한 벌집의 보수 범위·방법 판정은 책임기술자 및 전문 진단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작성·검토]
건설 시공·공무·품질관리 경력 7년의 종합건설 현장 실무자입니다. 현재 수십억 원 규모의 국방시설공사 현장대리인으로 공사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시공이야기」는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하는 시리즈입니다.
최초 발행: 2026.07.29 · 최종 검토: 2026.07.29
※ 현장별 설계도서와 최신 국가건설기준을 우선 적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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